베트남 나트랑 여행
남편과 딸없이 혼자 모리셔스 여행을 다녀온 아줌마, 그래 난 역시 아내이고 엄마였어.! 혼자 여행 다녀온 게 내내 미안하다. 모리셔스에 걸려 온 딸아이의 페이스톡을 보는 내내 미안해서 한국 돌아가면 다 같이 가족여행을 가자고 얘기했다. 역시 나는 실천적이고도 의리녀야. 모리셔스 다녀와서 3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직 짐 정리도 다 안됐고, 올라온 기미는 더더욱 정리가 안되었는데, 덜컥 가족여행으로 베트남 나트랑을 예약해 버렸다.
나트랑 나짱 여행 자체가 순간적이고 즉흥적 예약이었다. 어디를 가볼까 생각하다가 모리셔스 여행 메이트 그녀에게 전화해 '요즘 어디가 핫하냐?'라고 물었고, 그녀는 나에게 나뜨랑을 추천해 주었다. 나뜨랑? 나짱? 베트남도 몇 번 갔었지만 처음 듣는 곳이었고 무엇보다도 이제 막 대한항공 전세기가 떠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했다. 현지 이름은 나짱이라고 했다.
'그래? 그럼. 뭐 거기로 가보지' 하고 덜컥 항공권부터 예약했다. 항공은 대한항공 사이트에서 쉬리릭~ 예약하고, 이제 숙소 예약만 남았다. 모리셔스 여행에서 돌아와서 아직 정신이 혼미한 상태. 스마트폰 앱으로 아고다에 접속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빈펄리조트마리나에 예약 날짜를 넣고 검색해보니 금액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난 손가락 하나 까딱 잘못해서 그냥 거기를 가야 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예전에 아고다 사이트를 이용할 때 최종금액이 수수료랑 붙어서 다르게 나오길래 얼마쯤 되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카드번호 입력했더니 결재가 띠리릭~ 되어버렸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시차적 응이 안된 건가??? 하고 취소하려고 봤더니, 우리의 여행 예약은 불과 일주일 뒤여서 취소 수수료가 무려 50%가 적용된다. 정말 헐~ 하는 순간이었다.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가잔다. ㅎㅎ 나보다 더 즉흥적일세 ~!!
이렇게 하여 시작된 우리의 삶의 쉼표여행, 베트남 나뜨랑 빈펄리조트 마리나로 출발 ~~ 고고고~!!!
출발하려고 봤더니, 딸의 여권이 기간만료라 급하게 급하게 여권 신청하고 갑니다.
저희 베트남여행 가요.!
나름 7세그녀의 공항패션. 모리셔스에서 14시간을 달려온 도도새 두 마리와 같이 출발합니다.
2018년 현재는 대한항공, 베트남항공, 비엣젯항공까지 직항노선이 많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모바일 체크인이 안된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증명하는 가족관계 증명서를 보여주고 수속해야 해서 수속 카운터에서 수속을 했더니, 어린이 동반이라 패스트트랙으로 빠른 수속이 가능했다. 패스트트랙라인은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 동반(7세까지) 고객은 이쪽으로 통과하면 특별한 심사 없이 갈 수 있었다. 아주 나이스 ~
베트남 나트랑 나짱 빈펄 리조트
인천-나트랑까지 5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자유여행으로 온 지라 아무도 공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역시나 낯설다. 택시를 타고 빈펄리조트 마리나 선착장까지 간다. 그런데 가는 내내 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새벽이라 가는 길은 너무 어두웠고, 도시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고 여기저기 공사현장도 보이고 택시 기사가 정말 잘 가고 있는 것일까? 괜히 자유여행 가자고 했나,, 그냥 편하게 패키지여행 갔으면 가이드가 우리를 안전하게 데려다줬을 텐데...... 그 생각들은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남편과 애 데리고 낯선 곳에 와서 몹쓸 일이 생길까 봐 정말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러한 걱정을 하는 사이에 택시는 선착장에 잘 데려다주었고, 우리도 무사히 배를 타고 빈펄리조트에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호텔까지 약 10분 정도 배를 타고 혼째 섬으로 갔다. 호텔에 도착하여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 왜? 난 좋기만 하던데? " 이러면서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베트남이라는 곳 자체를 사랑하는 남편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어쨌든 우리는 잘 도착해서 동남아 여행이 늘 그렇듯 새벽에 도착하고 컵라면 한 그릇씩 먹고 새벽 4시경에나 잠자리에 든다.
우리가 예약한 빈펄리조트 마리나는 빈펄 (Vinpearl) 계열로 나트랑에는 혼째 섬을 둘러싸고 네 종류의 리조트가 있었다. 이것도 리조트에 가서 안 사실. ㅎㅎ 너무 정신없이 예약한 상황이었고, 가격 저렴한 걸로 하다 보니 제일 오래된 건물인 거 같았다. 빈펄리조트 골프&스파가 가장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워 보였고, 보통 하나투어에서 많이 진행하는 빈펄 나트랑베이 리조트도 깨끗해 보였다. 하지만, 항상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우리가 선택한 빈펄리조트 마리나는 좀 오래되어서 그런지 한국사람이 우리밖에 없었다. 대부분 한국 여행객들은 빈펄 나짱 베이에 많았고, 그래서 우리는 조식 식당에서나 수영장 어디에서도 한국 사람 없는 우리만의 여유를 부리면 놀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며 신나게 놀았다.
객실은 그저 그런 객실. 엑스트라 베드를 추가했는데, 조금 불편한 느낌은 있었지만, 뭐. 우리는 또 초긍정의 자세로 지낼 수 있었다는요.
나트랑에서 맞는 첫 아침이다. 역시 눈부시다.
첫날 아침에는 날씨가 조금 흐린 듯하였으나, 우리는 개이치 않고 즐긴다. 우리만의 여행을.
호텔의 꽃 조식을 먹으러 가볼까나? 벌써 신나서 뛰는 따님.
어려서부터 여기저기 너무 데리고 다녔나? 요즘도 아침에 가끔 " 엄마, 나 호텔에 가서 조식 먹고 싶어." 이런 신다.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엄마도 그래~ 맨날 호텔 조식 먹고 싶다. 엄마가 밥 안 해도 되잖아.!
빈펄리조트 마리나 조식 나름 깔끔하고 맛도 괜찮았다. 보통의 호텔들의 조식이 다 비슷하니깐, 특별히 못 먹는 거 빼고는 다 괜찮았다.
나트랑 나짱 빈펄 리조트 수영장
자, 이제 밥도 먹었겠다. 우리 여행의 최고 하이라이트 수영장에서 놀고, 쉬고, 먹기.
아빠는 수영장에 리셉션에서 타월을 빌리고 있는데,
딸은 급하다. 사정없이 바로 수영장으로 들어갈 기세다.
그래도 준비운동은 하고 가야지 ~ 아빠는 건성건성이지만 딸은 열심히 한다. 암, 그래야지!
내가 모리셔스에서 썼던 풀 마스크 스노클링 장비를 얼굴에 맞지도 않는데, 기어이 해보겠단다. 너의 도전정신에 엄마는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나름 성공적으로 잘 사용한다. 어찌나 물에서 잘 노는지, 물만 보면 어디를 데려다 놔도 하루 종일 몇 시간이고 놀 수 있는 너란 아이. 사랑한데이 ~~♡
보이시나요? 수영장에서 노는 사람 우리밖에 없는 거. 나는 혼자서 얼떨결에 잡은 숙소지만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혼자서 자화자찬하면서 좋아했었다.
음.. 역시 여유롭고 좋다. 이런 사진도 찍을 시간이 되고,
어디서든 신나게
흥이라면 모자람이 없는 엄청 다정하고 신나는 부녀 사이다.
슛!!!
이렇게!! 하는 걸로 ~
이런 여유로운 여행이 얼마만인가? 오롯이 우리 가족끼리만을 바라보며 시간을 즐긴다.
우리의 쉼표여행, 베트남 나트랑 빈펄리조트 마리나를 현지인의 발음으로 엄청나게 외치던 남편이다. 나름 중독성 있는 리듬이다. 그건 번역 앱에서 발음나는 대로 했었던 것. 여하튼 웃긴 남편이다.
점심은 수영장에서 시켜 먹는다. 누구나 잘 먹는 햄버거로다가 맥주와 함께. 캬 ~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잠시 바다로 나가볼까?
남태평양이나 인도양 바다보다 물이 맑지는 않았지만, 이 넓은 바다 수영장을 거의 우리끼리만 사용하다니, 그걸로 충분히 행복 회로 작동 중이다.
근데 아빠는 딸내미 놔두고 어디 가십니까우?
바다에서 모래 파고 놀다가 조그마한 게를 만났다. 그놈이 우리 딸의 팔을 무는 바람에 우리 딸은 엄청나게 울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크게 우는걸 처음 봤다. 그날 이후, 게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듯. 그리고 바다수영을 살짝 두려워하는 듯하다.
그렇게 바다에서 제대로 놀고 또 리조트 액티비티 참가하는 아빠와 딸이다. 진짜 체력 킹왕짱. 정말 대단하다. 남편이 베트남 여행 빈펄리조트 마리나에서 가장 재미있어했던 아쿠아로빅이다. 갑자기 어디선가 러시아 여자분이 달려왔다. 그 러시아 여자와 아주 세뚜로 잘 추신다. 나도 이 영상 촬영 후 참가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나고 운동도 되었다. 이후로도 30분이 넘게 계속했었다.
나트랑 나짱 빈펄 리조트 키즈 클럽
나트랑 빈펄리조트가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매일 수영장에서 진행하는 아쿠아로빅 프로그램과 키즈클럽만으로도 즐길 수 있었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 이틀 놀고 살이 익을 대로 익어 따가워서 더 이상은 수영하기가 어려웠다. 오며 가며 방앗간처럼 한 번 씩 들렀던 키즈클럽이다.
한국사람이 없는 대신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빈펄리조트 마리나
우리 딸은 국적 가리지 않고 누구와도 잘 놀더라는요.
리조트에서 충분히 놀고먹고 쉼표 여행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또 현실인지라 리조트에서 짬짬이 공부 중이신 남편이다.
나트랑 시내에도 괜찮은 호텔&리조트들이 많았지만 좀 시끌시끌해 보였고, 딱히 밤문화를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이 정도 호텔이 좋은 거 같다. 마지막 날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서 호텔 선착장에 가방을 맡기고 택시 타고 시내 구경도 했었다. 가서 발마사지도 받고 여기저기 쇼핑도 해서 우리에게는 부족함이 없는 호텔과 일정이었다.
쇼핑 1,361,900원? ㅎㅎ 베트남 돈 단위 엄청 커서 계산할 때마다 헐~ 하며 놀랬던 기억이... 환율 계산해보면 64,000원 정도이다. 베트남 돈 계산은 뒤에 숫자 0을 하나 빼고 반으로 나눠서 계산하면 된다.
발마사지지만 머리 마사지까지 해주는 서비스
나트랑 나짱 시내 구경
조그마한 나트랑 시장도 구경해 보고
아빠와 쿵작이 잘 맞는 우리 딸.. 지나고 보니 이렇게 다 추억이 되는구나. 우리 또 어디론가 훌쩍 한 번 떠날 때가 된 거 같은데, 이번에는 언제 어디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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