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달 살기 중, 비 오는 제주
제주에는 고사리 장마가 있어 3,4월에 비가 많이 온다더니, 정말 우리가 제주도에 오고서 며칠간은 내내 비가 온다. 2박 3일이나 3박 4일의 여행 중에 비가 온다면 여행 기분이 별로 일 텐데, 우리는 한 달이나 있을 테니, 이상하게 비바람이 불어도 돌담 덕분인지 비 오는 바깥 풍경이 감성적이기만 하다.
이렇게 이쁜 곳이 설거지 뷰라니...
제주 푸드 트럭, 하이데어 제주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려 찾아간 곳은 제주 푸드트럭 '하이데어 제주(hithere jeju)' 특별히 여기를 홍보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고 제주에 가고나서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푸드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우리가 캠핑을 한참 다니다 보니 캠핑카에 관심이 갔고, 여기 하이데어 제주의 꽤 감성적인 캠핑카가 나의 눈길을 끌었던 탓. 우리가 있던 애월읍에서 서귀포 남원 큰엉 해안 경승지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지만 (약 1시간) 뭐 우리는 하나 꽂히면 아무리 그곳이 멀어도 간다.
궁금한 7세 따님은 유심히 들여다본다.
캠핑카가 다 거기서 거기라면 오산이다. 이렇게 이쁜 캠핑카도 있으니.
셰프는 무려 뉴질랜드에서 요리를 전공하신 분이시고, 여사장님은 셰프의 누님이신데 그분은 주로 홍보 담당이시라고 하셨다. 여사장님의 사진과 글 실력에 오픈 3일째인데도 손님이 제법 있었고 재료도 빨리 소진되어 조기마감의 영광도 얻으시는 듯했다. 이야기도 어찌나 재미지게 하시는지 유쾌하신 여사장님이다.
드디어 주문한 프렌치 롤이 나왔다. 비주얼 굿. 맛은 더더더 굿. 아주 나이스를 몇 번이나 외치며 게 눈 감추듯 먹었다. 베이컨을 아스파라거스에 말아서 구운 이 음식과 저 프렌치 롤의 소스가 정말 달콤하고 신선했다. 푸드트럭에서 이 정도의 고퀄리티 맛이 나온다는 것에 놀랐다. 2018년 요즘은 제주에서 스몰웨딩을 하시던데, 사진과 글을 보면 나도 스몰웨딩 한 번 해 보고 싶어 진다는... 어째 결혼식 한번 더 해볼까 여보?
맛있게 냠냠 챱챱 먹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큰엉 해안 경승지 관광에 나서본다.
그리고 사실 이 푸드트럭에 오기 전까지는 그렇게 제주도를 많이 다녀갔어도 남원 큰엉 경승지라는 관광지를 처음 알게 되었다. 큰엉은 제주 사투리로 큰 바위라는 뜻이라는데, 제주 서귀포 바다에 있는 큰 바위를 중심으로 산책길이 나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제주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코스라 나름 힐링이 되는 코스였다.
산책길 중간에 꽃반지도 하나 만들어 보고,
체력단련도 하고, 길지 않은 코스를 세 식구가 콧노래를 부르며 행복을 걸었다.
하이데어 제주를 다녀와서 제주의 푸드트럭에 관심이 생겨났고, 사장님의 이런저런 글들을 보며 푸드트럭의 사회적인 고충도 알게 되었다. 사회 곳곳에 우리의 청년들이 도전을 하지만 그 시스템이라는 것이 또는 법률적인 문제들로 인해 해결되지 않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제주에 와서 그냥 놀고먹고만 아니라 이런 사회 전반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의미 있는 일들 중에 하나였다.
제주 한 달 살기, 내일은 또 어떤 삶을 그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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